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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협업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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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f People Science Off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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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베이스 People Science Team이 일하는 방식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이 인터뷰는 추가영(Content & Communications Lead)이 묻고, 김안나(Anna, 2021년 당시 Chief Foundation Officer 겸 Head of People Science)가 답했습니다. Anna는 2022년 7월 레몬베이스 조직 개편에 따라, 현재는 CPSO(Chief People Science Officer)로서 PS 그룹 리더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레몬베이스의 People Science 그룹은 어떻게 일하는지 - 지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 ‘회사와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은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 궁금하시다면 가볍게 읽어보세요.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레몬베이스에서 CFO(Chief Foundation Officer) 겸 People Science(PS)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김안나(Anna)입니다.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0년부터 지금까지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리디북스 초기 멤버로 일하며, 성장하는 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문제들을 겪게 되는지 경험했고요. 이후 eBay Korea에서 CEO staff로 일하며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규모 있는 IT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짧고 굵게 경험했습니다. 퍼블리를 공동 창업한 이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C-level 포지션에서도 경험해보았고요.
종합하면 다양한 규모, 단계의 성장하는 기업들이 겪는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며 커리어를 이어온 듯 합니다. 여러 회사를 거치며 일해 왔지만,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주제인 '사람'과 '성장'에 대한 문제를 좀 더 깊이 탐구하고,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기여하기 위해 2020년 6월 레몬베이스에 합류했고요.

Q. 리더를 맡고 있는 Foundation, People Science(PS)라는 팀의 이름이 미래 크루에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각 팀에서 맡고 있는 주요한 업무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나요?

Foundation 팀을 설명할 때 '몰입'이란 키워드를 사용하는데, 구성원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일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몰입하려면 우리 가치에 공감하는 좋은 동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채용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입사 후 우리의 크루로서 잘 몰입할 수 있게 온보딩을 도와요. 그리고 온보딩이 끝난 뒤엔 업무를 하고, 생활하는 과정에서 몰입이 깨지는 여러 이유가 생길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사무실에 전등이 깜빡거려서일 수도 있고, "내가 어떤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라는 고민이 이유가 될 수 있지요. 이런 이유들을 제거해 다시 몰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실행해나가거나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을 찾아서 지원하는 일이 모두 Foundation 팀의 업무에 포함됩니다. 일반적인 회사와 비교하면 인사총무팀이 하는 일들이 가장 유사하다고 이해하실 수 있겠네요.
PS, 즉 People Science 팀은 '지식'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설명할 수 있어요. 지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지식을 활용해 고객 대상 서비스(professional service)도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혹은 제품이 쌓여진 여러 피플 데이터를 분석해서 시사점을 도출해내고... 이 시사점을 또 콘텐츠나 서비스로 연결하는, 한 마디로, 콘텐츠 + 프로페셔널 서비스 + 데이터 전문가들이 모여서 팀을 이루고 일을 하는 조직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구조를 만들었을 때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하는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인가'라는 고민은 팀 빌딩 때부터 많이 했었고, 지금도 계속 고민하는 주제예요. 제가 각각의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지, 각자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우리 사업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고 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같이 고민하고, 미지의 영역에 있던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서 실행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PS 팀의 리더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입니다.

Q. CFO인 동시에 People Science(PS) 팀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보니, 두 역할의 ‘저글링’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힘든가요?

CFO란 직함은 레몬베이스에서 '만든' 것이에요. 국문으로 옮기기도 마땅한 말을 고르지 못하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직함을 만들어냈냐면, 레몬베이스가 HR SaaS(비즈니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상 레몬베이스 팀에게 HR은 회사의 기반이고, 근간이 되는 일이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할 수 있어요. 간략히 외부에 설명해야 할 땐 CHRO와 유사한 일을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실제로 '피플'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고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으니, 좋은 점도 있고 당연히 힘든 점도 있는데요. 'PS 팀의 리더와 CFO가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당초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입니다. 당초 의도를 설명하기 위해 우선, PS 팀이 하는 일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지식'이란 키워드에 대한 부연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때 '지식'이란 것이 연구실에서만 통하는, 현실감 떨어지는 무언가여선 안 되고, 현실과 맞닿아 있는, 실행 가능한 지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경로로 축적한 지식을 레몬베이스 팀의 HR에 적용해보는, 일종의 '개밥먹기(자신이 만든 서비스를 실제 환경에서 사용해 보는 것)'를 하는 거죠.
지식을 적용해 제도를 만들어서 운영해보고 '이런 게 좋고, 이런 게 좋지 않구나. 이런 문제가 생기는 구나'를 경험해본 사람이 더 실질적인 지식을 연구하고, 더 실질적으로 고객들이 필요로 한 콘텐츠를 만들고 어떤 제품이 필요할지 알 것이란 가설을 갖고 PS 팀의 리더와 CFO 역할을 한 사람이 하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예컨대, '다면평가 가이드북'을 만들 때도 제가 레몬베이스에서 실제 리뷰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운영자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이런 업무를 필요로 하지 라고 이해할 수 있는 점이 분명히 있어요.
힘든 점이라면, 그래서 주경야독해야 한다는 점?(웃음) 낮엔 CFO로서 실무를 많이 하는 편이고, PS 팀의 일은 아무래도 깊이 몰입하거나 집중해야 하는 종류의 일이 많아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낮엔 얼마 남지 않기 때문에 시간 관리의 저글링이 도전적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어요.

Q. 앞으로 어떤 분이 동료로 PS 팀에서 함께 하기를 기대하나요?

피플사이언스 팀의 지금 크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크루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HR 도메인이 굉장히 넓은데, 이를 성과 관리로 좁혀 보면, 성과 관리 안에서도 목표 관리와 관련된 도메인 지식이 굉장히 많은 분이 있을 수 있고, 기업 문화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경험이 풍부한 분일 수도 있고... 여러 도메인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을 텐데 특정 분야에 '뾰족한' 전문 지식 혹은 의미 있는 경험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팀에 합류하면 좋겠어요.
아울러 현재 갖고 있는 지식에 더해 새로운 것을 알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이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HR과 성과 관리라는 영역이 과거의 모습을 답습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계속 호기심을 갖고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나가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이미 전문성을 갖추었지만 더 학습하고 배우려는 분이면 함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도 과거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방법을 고안해내는 일에 열린 마음으로 뛰어들 수 있는 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은 열망이 있는 분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2021년말 현재, 채용하고 있는 피플 사이언티스트 포지션의 경우엔 HR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보신 적인 있는 분, 그 중에서 실질적으로 고객사의 변화를 만들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분들이 저희 팀과 함께 하면 제품과 지식을 결합하여 점진적인 변화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들과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Q. 팀의 온보딩 차원에서 애나는 크루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레몬베이스에선 12주간 온보딩을 진행합니다. 12주 중 앞의 최초의 4주 동안 다양한 온보딩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첫번째 주에 ‘Read Me Guide’라고 하는 '나 사용 설명서'를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루 쉐어링을 한다든지, 온보딩 리뷰를 하게 된다든지, 리더와 1:1 미팅을 하게 된다든지 등의 활동을 할 때, 제가 제일 신경쓰는 것은 '이 활동들을 왜 하는지' 즉, 회사에서 시키니까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보딩 중인 크루가 실질적인 가치를 느끼면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온보딩 제도는 당연하게도,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변화할 수 밖에 없는데요. 온보딩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선제적으로 고민하는 것 역시 제가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예요.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최근 시작한 것이 레몬베이스가 추구하는 문화와 가치인 'Lemonbase Value'를 입사한지 1,2주차 정도에 CFO로서 소개하는 세션입니다. 레몬베이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이고, 이 가치가 실현됐을 때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지, 반대로, 이런 행동은 레몬베이스 팀 안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다른 크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등의 행동 원칙을 설명하는 일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Lemonbase Value Lemonbase Value는 레몬베이스 크루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입니다.
Customer Obsession
우리는 고객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집착합니다.
Cutting Scope
우리는 제품의 품질과 속도를 모두 높이기 위해, 중요한 일에만 집중합니다.
Win by Data
우리는 항상 데이터와 논리를 기반으로 결정합니다.
Growth Mindset
우리는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피드백을 통해 동료의 성장과 성공을 돕습니다.

Q. 애나가 상상하는 앞으로 1년 뒤의 레몬베이스가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1년 후'의 핵심은 레몬베이스가 갖고 있는 비전이자 미션인 '일하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는 방식을 혁신'하는 데 있어서 구성원 개개인이 '내가 성장하고, 성과를 내고 있구나'를 매순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팀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을 때, 현재는 어떤 상태인지,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궤도를 확인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성과 관리 제품의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성과관리의 방식이 단 하나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성장 속도, 구성원들의 특성 등을 고려해야하고 성과를 정의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성과를 관리하는 방식 또한 다양한 조합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레몬베이스라는 서비스(그릇)를 통해 그 다양한 조합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시도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건강한 성장을 위한 성과관리의 방법론들이 등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방법론들을 발견하고 정리하고 공유하여 확산시키는 것이 PS 팀의 역할이 될수도 있겠네요.

Q. 현재의 레몬베이스 팀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앞서 질문에 답변드린 것과 같은 맥락에서 '레몬베이스처럼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의 성장, 특히 개개인이 잘 성장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가를 이렇게까지 신경쓰는 팀이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적어도 제가 거쳐온 회사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든, 절대적으로든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성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신경을 쓸 뿐 아니라 제도적이든 문화적이든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레몬베이스 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레몬베이스 제품을 쓰면서 하는 활동들인데, 크루들간의 1:1 미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어요. 특히, 리더와 팀원은 최소 2주에 한번은 1:1 미팅을 반드시 하도록 제도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매주 하는 '셀프 체크인'을 통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지를 스스로 확인합니다. 또, 셀프 체크인 과정에서 '이번주 컨디션은 어땠는지'도 기록으로 남기고 있어요. 'Pulse Check'라고 부를 수 있죠. 이런 제도 하나하나를 모두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채용을 할 때도 '이런 종류의 활동들을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저희의 표현으로는 'Growth Mindset(성장 마인드셋)이 있는지'가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성장에 대한 개방성'이라고도 표현하고 싶은데요. '더 성장할 수 있다' '다른 동료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분이라면, 아무리 커리어가 훌륭한 소위 '능력자'라도 저희 팀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말 뿐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이유 때문에 채용을 하지 않는 결정을 하기도 했고요. 저희처럼 초기 스타트업은 일손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이나 경험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지원하시면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잠시 접어두고, 일단 채용하려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지요.

Q. 애나가 지금까지 레몬베이스에서 일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초기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조직에서, 개인기를 200% 발휘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환경에서 일한 경험이 큰 조직을 운영하며 팀워크로 성과를 낸 경험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요. 그래서 빠르게 성장하며 규모도 커지고 있는 레몬베이스에서 일을 하면서 저에게 가장 도전적인 부분은 '(큰 규모의) 팀으로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리더로서의 역할이겠죠. 처음엔 막막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는데, 구성원의 성장과 몰입 관점에서 계속 고민다하보니, 그 방면으로 저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저 스스로가 모든 것에 대한 전문가여야 한다는, 즉, 각각의 분야에 대해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하고, 가장 잘 해야 한다는, 그런 강박이 좀 있었죠. 요즘은 이런 강박을 느끼기보단,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크루들과 어떻게 하면, 어떤 구조를 만들면, 함께 일하면서 가장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까’를 더 고민하고 있으니, 저도 리더로서 성장하는 방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Q. 언제 일의 재미와 보람을 느끼나요?

‘Read Me Guide’에서 성공의 정의를 쓸 때 '유능감'이란 키워드를 썼는데요, 역시 이 키워드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유능감을 느끼는 상태에 일의 재미도, 보람도 느끼더라고요. '유능감을 느끼는 상태'는 제가 스스로, '나 일 잘 하고 있지', '목표한 바대로 잘 되어가고 있지'라고 느끼는 것에 더해 함께 일하는 동료들, 크루들의 인정이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더라고요.
레몬베이스는 입사 후 2~3주 안에 ‘Read Me Guide’(’나 사용 설명서’)를 쓰고, 매주 월요일에 하는 전사 미팅인 월요미팅에서 크루들에게 자신에 대해 소개합니다. 이때 필수적으로 소개해야 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아요. 1. 성공에 대한 나의 생각 2. 커뮤니케이션 방식 3. 혹시 내가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는 것들 4. 나의 신뢰를 얻거나 잃게 만드는 것들 5. 나의 강점 6. 나의 성장 방향
특히, 보람은 정체되거나 나빠지는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태에서 느낄 수 있어요. 스타트업은 아주 크고 풀기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상당 기간 정체돼 있다고 답답함을 느끼거나, 혹은 나빠지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하게 되는 상태를 겪게 되죠. 그러다 어느 한순간에 우리가 이렇게 노력해서 이만큼 나아졌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 이런 '티핑 포인트'가 왔을 때 실제로 보람을 느낍니다. 그간 팀이 함께 한 노력에 대해 인정 받았다, 고객들도 가치를 느끼는구나, 한번에 확 보람을 느낄 때가 있지요.

Q. 반대로 언제 일이 어렵고 힘든가요?

'반대'로, 일의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없을 때죠.(웃음) 며칠밤을 꼬박 새워서 어떤 일을 했는데, 실질적인 결과로 연결되지 않을 때? 예를 들어, 고객의 성과 관리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떤 저항에 부딪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가치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 힘이 빠지는 것 같아요.

Q. 애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싶나요? 더 잘하고 싶은 것, 혹은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레몬베이스란 회사 안에서 개인으로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이 개인적인 미션이에요. 예전에 그렇게 일하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절실하게 그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극심한 번아웃을 겪기도 했었고... 그래서 '꾸준하게' 개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면서 팀과 같이 성장하고 싶어요. 개인기를 발휘해서, 달리 말하면,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일에 쏟아부어서 일하기보다, 팀으로 일할 때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하고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런 활동에도 시간을 쓰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Q. 과거에 했던 일과 비교할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더 도전적인 지점이 있나요?

PS 팀으로서 일을 할 때는 우리 팀과 함께 어떤 방향으로 일할지를 결정하는 게 저의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그 결정을 하면, 크루들이 그 방향으로 일을 하게 되는 거니까. PS팀의 업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일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안 하기로 결정한 일은 아예 안 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더라고요. 분기마다 OKR을 세우니까 앞으로 이 문제를 점점 더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저희가 일을 할 수 있는 게 열 가지라면, 이번 분기엔 어떤 종류의 일을 집중적으로 같이 할 것이냐 결정을 잘 해야한다는 것이 도전적이자, 매우 중요한 고민의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예컨대, 콘텐츠와 데이터와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놓고 봤을 때, 콘텐츠와 서비스는 저 스스로 실무를 꽤 경험한 경력이 있는 반면 데이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제가 더 깊이 이해해야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제가 굳이 이해하지 않고 몰라도 팀이 집중해야 할 일을 결정하는 데 문제가 없는가를 선을 잘 그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요. 그 선이 또, 계속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데이터 관련해서 저도 더 깊이 이해를 해야할 때가 온다든지.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팀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판단 능력이 시간이 흐르고, 조직이 커질수록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Q. 애나가 생각하는 건강한 성장은 무엇인가요? 지금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나요? 

지속적인 성과 관리(CPM)이란, 레몬베이스가 제시하는 대안에 대해서 '건강한 성장하려는 회사를 위한 서비스'라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반대로, '건강하지 않은 성장을 하는 회사'를 상상해보면 '건강한 성장'이 더 분명하게 그려지죠.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뛸 때' '같은 팀의 동료와 1:1 관계가 부족할 때' '마주 보고 일하는 동료가 어떤 계획을 갖고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1년간 열심히 일했는데, 1년 전을 돌이켜보면 무슨 고민을 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아무런 기록이 남아있지 않을 때'...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일을 거쳐왔는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 건강하다고 스스로 느끼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성장'은 딱 이와는 반대되는 상태입니다. 목표가 계속 바뀔텐데, 오늘 이 시점의 목표는 이것이고, 목표를 향해 우리가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 100명이 한 팀으로 일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동일한 이해를 갖진 못하겠지만 그것을 위해서 적어도 노력하는 기반을 만들어 놓는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같이 팀으로 일하는 동료들이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뛰고 싶어하는지를 적어도 이해할 수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요. 흔히들 "어떻게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같을 수 있어. 그건 너무 허상 아니야?"라고 물을 수 있죠. 개인 한 사람으로 봤을 때 모든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엄격하게 동일할 수는 없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다르더라도 다름을 인정하고 어떻게 다르다, 하지만 교집합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레몬베이스가 만드는 것과 같은 소프트웨어와 제도가 필요하죠. 이런 상태가 '건강한 성장'이라고 생각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려고 저도, 저희 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창조성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협력에서 나온다." 책 <그룹 지니어스>에서 강조하는 메시지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떠올랐습니다. “모든 창조적 발명품은 작은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중략) 살아있는 머리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그리고 그들의 협력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앞으로의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함께 고민하면서 일할 수 있는, 제가 누리고 있는 행운에 감사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맺습니다. 진정성 있는 고민을 나눠주어 고맙습니다, 애나.
(끝)
레몬베이스에서 Anna와 함께 일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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