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 Product Designer로

일한다고 하면 듣는 흔한 오해들

작성자: Redi(Product Designer)|2024.05.19

안녕하세요, 성과/몰입관리 SaaS를 만들고 있는 레몬베이스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gner, 이하 PD)로 일하고 있는 Redi입니다. 3년 전부터 지금까지 레몬베이스가 속해 있는 B2B SaaS 분야에서 일 하면서 들었던 흔한 오해들이 몇 가지 있어요.


  1. B2B SaaS PD로 일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
  2. B2B SaaS PD로 일하면 주체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
  3. B2B SaaS PD로 일하면 데이터 드리븐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
  4. B2B SaaS PD로 일하면 성장/성과를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


저 또한 처음 SaaS PD로 일 하기 전까지 이런 오해들을 했었어요. 유독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에게 B2B SaaS 분야는 늘 인기가 없다고 느껴졌죠. 제가 이전 커리어까지는 오랫동안 B2C 서비스 분야만 고집했던 것처럼요. 그래서 작성했습니다! 😃


이 글을 통해 많은 실력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이 B2B SaaS 디자인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 분야가 얼마나 흥미롭고 도전적인지를 알아가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1. B2B SaaS PD로 일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SaaS 디자인이 재미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이유도 다양하고요. 레몬베이스의 소개를 처음 봤을 때 ‘B2B, SaaS, HRD, 성과관리, HR 어드민’ 등등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어요. 온통 물음표 투성이었죠.


레몬베이스는 HR SaaS 중에서도 HRD, 즉 People Development 분야의 문제를 버티컬하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관리, 몰입관리 활동들을 더 효율적으로, 더 데이터 기반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에요.

*레몬베이스에서 제공하는 5가지 제품 (기능)

그 중에서도 제가 속한 웨이브 스쿼드는 ‘Engagement(몰입)’의 영역을 맡아 해결하고 있는데요. 이 영역은 기존 성과관리에서 더 확장된 분야로, 전사적으로도 처음 마주하는 시장이었죠. 몰입 영역은 처음이었던지라, 이 영역의 지식을 빠르게 쌓아올려야 했어요. 고객과 만나 대화를 하는데,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해당 영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레몬베이스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데요. 데스크 리서치(논문, 책, 각종 자료, 강의 등) 뿐만 아니라, 고객 인터뷰 (인뎁스, 다이어리, 카드소팅, UT 등), 내외부 전문가 세션(팀 내 HR분야 전문가) 등 의지만 있다면 필요한 만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전사적으로 높은 학구열의 분위기도 한 몫 하고요. 자연스레 도메인 지식과 고객, 시장에 대한 이해를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스쿼드에서 함께 한 몰입 (Engagement) 스터디

지난 3년 3개월을 돌아보면 이전 커리어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학습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 문제’를 다루는 영역이라, 학습의 난이도도 훨씬 높았고요, 매일 새로운 학습을 하면서 조금씩 더 성장해 있는 제 모습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들은 저에게 큰 흥미, 재미를 선사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쉬운 영역에서의 뻔한 문제 해결 경험은 성장폭 또한 그만큼 좁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성과/몰입관리 SaaS 분야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갈 때의 성취감과 재미는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 크다고 느낍니다. 도전적인 환경에서 직접 부딪히고 배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보다 더 적합한 곳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

2. B2B SaaS PD로 일하면 ‘주체적’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 같아

레몬베이스 팀에서 디자이너 채용에도 기여하고 있다보니, 잠재 지원자 혹은 지원자와 이야기 할 기회가 종종 있어요. 그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 2가지가 있어요.


🤔 프로덕트 오너(PO)와의 R&R은 어떻게 나뉘어져 있나요?

🤔 프로덕트 디자이너(PD)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가 속한 웨이브 스쿼드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고 있는데요. 스쿼드마다 일 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주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웨이브 스쿼드는 PO가 비즈니스 단의 큰 의사결정을 해요. 전사 비즈니스 전략과 전체 제품 차원의 로드맵에 따라 스쿼드의 OKR 방향성 및 큰 일감들을 정하죠. 그 이후 각 일감들의 임팩트와 난이도를 구분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부터, 문제 정의와 상세 기획, 정책 수립의 일은 PD가 함께 합니다. PD가 앞 단부터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많은 시도와 배움이 있었어요.


웨이브 스쿼드의 PO 데니스와 PD인 저는 제품을 처음 출시하고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고객을 함께 만나고 문제를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앞단에서부터 PO와 PD가 한 몸처럼 움직이면, 문제 정의 이후인 경영진, 비즈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걸 알게 됐어요.

PO Dennis와는 지금은 뉴럴 싱크로 연결되어있다고 할 정도로 합이 잘 맞춰져있는데요. 70번 이상의 고객 미팅을 함께 다니고, 서로의 일과 고민을 자주 공유하고 논의한 과정의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처음부터 합이 잘 맞지는 않았어요.


하나의 예로, 저는 PO가 다 정해오는 일감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요. Dennis의 경우 레몬베이스 합류 이전까지는 PO가 모든 것을 정해가는 업무 방식에 익숙해져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로 인한 갈등이 있었지만, 페이저 작성 업무를 제가 위임받으면서 스쿼드 전체 속도와 퀄리티가 올라갔습니다. 저는 A-Z까지 제품 개발을 리드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요. Dennis의 수용적이고 열린 태도가 이걸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PD가 작성한 페이저 문서

이 외에도 스쿼드의 일하는 방식, 스터디, 워크숍 등 상황에 따른 각종 제안을 자주 했고요. 덕분에 우리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성과낼 수 있는 방식을 찾을 수 있었어요. 팀 빌딩 초기에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했던 것, 일하는 중간중간 피드백을 자주 주고 받았던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전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태도’인 것 같아요 😃


3. B2B SaaS PD로 일하면 ‘데이터 드리븐’으로 일하고 의사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B2B 서비스에 대해 Data-Driven(데이터 드리븐)으로 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어요. 여기서 ‘데이터’는 주로 ‘정량적’ 데이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즈니스 모델 특성에 맞게 주요 지표들을 정량적 뿐만 아니라 정성적 데이터도 확인해야 합니다. B2C에 비해 B2B 서비스는 정량적 데이터를 덜 본다거나, B2C 서비스도 정성적 데이터를 덜 본다는 접근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웨이브 스쿼드는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며 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아래와 같이 정성적/정량적 데이터로 나누어 지표를 정의하고 기획부터 출시, 그 이후까지 제품 개발과 개선에 활용했습니다.


[정성적 데이터]

  • MVP 기획부터 70명이 넘는 다양한 고객군의 인터뷰를 진행
  • 제품 출시 전 내외부적으로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ing)를 진행
  • 출시 이후 주요 고객 대상 팔로업 인터뷰에서 제품 후기 NPS & 피드백 수취


[정량적 데이터]

  • MVP, 신규 기능 출시 전 사전 신청을 통한 시장 반응률 확인
  • 출시 이후 Hotjar를 통한 행동 패턴 파악 후 개선 포인트 발견
  • 출시 이후 Redash & Amplitude를 통해 지표를 주기적으로 추적하며 가설 검증

*성과관리 SSOT 페이지 일부 발췌 / 성과관리 SSOT 페이지 일부 발췌

4. B2B SaaS PD로 일하면 성장/성과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

분기 혹은 반기 리뷰 시즌이 되면 디자이너들은 늘 고민이 많아집니다. 디자이너는 어떤 것을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진행하고 있는 디자인 업무를 어떻게 정성&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같은 것이죠. 저 또한 그랬고요.


레몬베이스에서는 전사적으로 목표 관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반기 마다 측정 가능한 목표 설정부터 주기적인 목표 현황 체크인, 반기 말 회고를 통해 성과를 돌아봐요. 이 외에도 분기별 동료 리뷰와 1:1 미팅을 통해 수시 성과관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되어있어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저의 성과와 성장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레몬베이스 리뷰 내용 중 일부 발췌

레몬베이스 내부 리뷰에서는 동료 리뷰를 작성할 때 목표와 가설, 과정, 임팩트, 배운점 총 4가지가 자세히 드러나도록 가이드합니다. 임팩트는 OKR 시즌에 따라 정량적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정성적 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작성하고요. B2B 분야는 B2C 와 비교해서 빠르게 정량적 데이터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성적 데이터가 훨씬 중요할 때가 많아요. 이런 환경이 오히려 고객들을 직접 더 많이 만나고, 생생한 데이터를 쌓는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만약 자신의 성과와 성장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면, 동료들의 피드백을 모으는 것을 추천해요. Jira, Notion, Slack 등 각종 업무 툴에서 받은 내용, 1:1 미팅 내용, 분기/반기 회고, 지난 리뷰 등등 다양하게 있을 거예요. 이렇게 모아진 피드백 데이터들을 활용하면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성과, 성장 포인트를 캐치할 수 있을 거예요.

1년 반 전 신생 스쿼드로 출범한 웨이브 스쿼드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법들을 시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압축적인 성과,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냈죠. 팀이 성장한 만큼 자연스레 구성원이었던 제 자신도 많이 성장했는데요. 1년 반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특히 3가지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1. [주도적 학습] 가파른 러닝 커브를 그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는 힘을 길렀어요.
  2. [고객 집착] 직접 발로 뛰며 고객 인터뷰를 다니고, PO와 함께 진짜 문제를 찾고 끈질기게 해결했습니다.
  3. [함께 성장] 팀이 함께 몰입하고 성과내기 위해 효과적인 협업 방식을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었어요.

*강릉으로 워케이션을 떠난 웨이브 스쿼드

웨이브 스쿼드는 전사가 주목하고 비즈니스적으로 큰 도약을 앞둔 스테이지에 와있는데요. 아직도 도전해야 할 일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함께 몰입하고 성장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어요.


성과·몰입관리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레몬베이스 팀에서 함께 성장할 디자이너 혹은 엔지니어가 있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